2018. 12월. 14, 금요일
 
[버스 일상] 2018.11.06 - 양치기 소년
독일 버스 이야기

[버스 일상] 2018.11.06 - 양치기 소년

08. Nov. 2018
209
독일 버스 이야기

[버스 일상] 2018.11.06 - 양치기 소년

08. Nov.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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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6 화요일 날씨 맑음

<< 양치기 소년 >>

그렇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양치기 소년들은 있다. 그런걸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게 최고다.
이번주는 오후근무에 모두 스쿨버스가 들어있다. 나는 스쿨버스를 기꺼히 한다. 물론 약간의 긴장도 하지만 말이다.

스쿨버스는 어느 동네로 가는 코스냐에 따라 확실히 학생들이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코스가 오늘 딱 들어있지 뭐야.

장난 꾸러기 같은 학생들은 장난을 쳐야 제 맛이고, 버스기사가 속아 넘어가줘야 통쾌해 한다. 하지만 우리 버스기사들도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다. 가끔 예상치 못한 대응으로 반격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학교를 출발해서 골목을 빠져나와 좌회전하는 코스가 있고 우회전하는 코스가 있는데, 우회전하는 코스는 매번 학생들이 장난을 친다. 우회전하면 마을이 나올때까지 길 양쪽으로 목초지와 밭을 지나가는데, 그 길에 정류장이 3개가 있고, 그 정류장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은 없다. 버스기사는 시원하게 달리고 싶은데, 학생들은 장난치고 싶고. 
그렇다. 양치기 소년들이 활동할 차례다.

매 정류장 정차벨을 누르지만 내리는 학생은 당연히 없다. 대부분 우리 버스기사들은 그걸 알기때문에 정차벨을 눌러도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또 어떤 기사들은 정차해서 문을 열지 않은 채 확인하기도 한다. 문을 열지 않으면 정차벨 누른 것이 해제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 정류장에 누가 내리고 싶은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길엔 내리는 학생이 없기 때문에 때론 신경쓰지 않고 마을이 나올때까지 무심하게 그냥 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들이 진정 원하는 건 버스기사가 매 정류장 정차해서 문 열고 속아주는 것이다.
„그래, 니들이 원하는게 그거라면 내가 매 정류장 세워줄게”
여기서 중요한 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같이 즐기면 된다. 괜히 성질나서 욱 해버리면 지는거다.

마이크를 잡고, „우리 다같이 집에 늦게 가보자, 나야 뭐 상관없어. 늦는 건 니들이지 나야 뭐 상관없잖아”
또 다음 정류장에서 “오예~~~ 재밌네. 다음 정류장에서 또 세워보자”

그렇게 정류장 세 곳을 지나가면 양치기 소년들이 내리는 정류장이 나타난다. 아니면 마을 안에선 더 이상 장난이 의미가 없다는 걸 아는 것일 거다.

다른 동료들과 이 일에 대해 가끔 얘기하는데 대응방식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마을이 나올때까지 무심코 내달리기.
성질내기
정차해서 확인하기

내가 들은 대응방법중에 가장 아이디어가 돈 보였던 건 “나 일한 시간만큼 월급받는 사람이야. 늦는 건 니들이고 난 늦은 시간만큼 월급 더 받으니까 좋아”
내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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